폴리아티스트는 무슨 직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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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생배경

폴리라는 말은 할리우드의 효과음의 전설로 불리는 잭 폴리(Jack Foley)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잭 폴리(1891∼1967)는 1930년대부터 할리우드 영화에서 효과음을 만들어왔고 발소리만으로 캐릭터를 표현해내는 천재적인 재능으로 인정받은 인물이죠. 그래서 몸으로 효과음을 내는 사람들을 두고 ‘폴리아티스트’라 부르게 된 겁니다.


9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선 폴리아티스트를 ‘효과맨’, ‘음향효과’라는 주로 불렀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해외의 폴리분야 기술이 도입되고 이 분야가 전문직으로 인정받으면서 폴리아티스트란 직업명으로 부르게 된 것이죠. 따라서 폴리아티스트는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직업이 아닙니다. 음향효과, 음향제작자가 발전하고 전문화된 것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겁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30년 넘게 이 분야에서 활동한 사람들이 몇몇 있습니다. 


□ 하는 일

폴리아티스트는 진짜 같은 소리를 창조하는 영화 음향분야의 마술사입니다. 이들은 영화 속에서 사람의 목소리와 음악을 제외하고 나오는 모든 소리를 창조해내는 사람입니다. 고기를 굽거나 총을 쏘거나 싸우는 등의 모든 상황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게 이들의 일이죠. 말 그대로 아티스트라고 말할 정도로 일의 성격상 상당히 창조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직업입니다.


보통 소리는 다양한 폴리 도구들(소리를 만들어내는 소품들)을 활용해 만들어내지만, 걷거나 뛰는 등의 소리는 직접 행동을 재현하면서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소리를 만들어 내는 이유는 실제 영화 촬영 시 연기자들의 목소리를 제외하고 미세한 주변 음향들은 녹음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작업 과정은 과거 무성영화처럼 영상만 촬영하고 목소리는 나중에 입히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소리를 잘 만들어 낸다고 훌륭한 폴리아티스트는 아닙니다. 훌륭한 폴리아티스트는 영화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이해하고 영화 안에서 연기자의 감정적 혹은 행동적 상황을 분석해 그에 맞는 소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발소리라도 분노한 상태에서의 발소리, 슬픈 상태에서의 발소리는 다르기 때문에 주인공의 감정을 잘 파악하여 감정적, 환경적 상황 등에 맞는 발소리를 만들어야 하죠. 또한 총에 맞거나 칼에 찔리는 등 실제 재현해 내기 어려운 소리는 일부러 연출해 만들어내야 합니다. 물론 실제 소리는 나지 않지만 영화속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과장된 소리를 창조할 때도 있죠. 이처럼 머릿속에 있는 추상적인 소리를 귀에 들리는 구체적인 소리로 표현하고 구현해 내는 것은 폴리아티스트의 핵심적인 일입니다. 이렇게 폴리아티스트가 창조해 낸 소리들은 영화 관객들이 영화 장면을 실감하며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폴리아티스트는 다른 부서와 협력을 많이 해야 합니다. 특히 감독이 추구하는 영상의 콘셉트와 폴리아티스트가 창조해 낸 소리가 잘 맞는지에 대해 영화감독과 의사소통을 많이 해야 합니다. 물론 감독과 의견이 다를 때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상대를 설득할 때도 있습니다. 또한 폴리아티스트는 레코디스트(recodiste)와 항상 작업을 같이 합니다. 레코디스트는 소리를 녹음하는 전문가로 폴리아티스트가 만들거나 창조해 낸 소리를 녹음하여 영화에 입히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 근무환경

폴리아티스트의 작업은 영화 제작과정 가운데 가장 마지막 단계입니다. 폴리아티스트가 작업을 할 때는 영화 개봉날짜와 개봉관이 대부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영화가 차질 없이 개봉할 수 있도록 밤샘 작업을 하는 날이 빈번하며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폴리아티스트라는 직업은 정시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여타 직업과는 다른 라이프사이클로 움직이며 작업하는 동안에 개인적 시간을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폴리아티스트들은 주로 소리를 녹음하는 폴리부스라는 스튜디오에서 일을 합니다. 폴리부스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공간입니다. 폴리부스에는 수많은 폴리 도구들(소리를 만들어내는 소품들)이 쌓여 있고 다양한 음향장비들이 있죠. 이 공간엔 특히 먼지가 많은 편인데 이는 여러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발판에서 나오는 먼지들입니다. 발판에는 주로 흙, 모래, 지푸라기, 자갈 등이 깔려 있죠. 그래서 작업이 없는 시간에는 주로 폴리부스를 정리하고 청소하는데 시간을 할애합니다.


폴리아티스트는 대부분 폴리부스에서 작업을 하지만 폴리부스에서 만들어 낼 수 없는 소리가 필요할 때는 외부에 나가 소리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배에 물이 부딪히는 소리나 울렁거리는 배에서 뛰어내리는 소리 같은 것들은 직접 배가 있는 곳에 가서 배를 직접 타고 소리를 만들고 녹음하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폴리아티스트를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양성하는 교육기간 및 훈련기관은 없습니다. 또 관련된 자격증도 없는 상황이죠. 가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폴리아티스트 교육을 위한 인턴 제도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폴리아티스트는 소리나 음향에 대한 지식이 기본이 되므로, 주로 음향이나 영화 사운드를 전공한 사람들이 알음알음으로 친분을 쌓다가 이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폴리아티스트는 소리를 창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소리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소리를 많이 경험하고 기억하고 있어야 상황에 맞는 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배우의 동작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배우의 동작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감각이나 행동 반응력을 알아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소리나 없는 소리를 창조해내는 일도 빈번하기 때문에 상상력과 창의력도 매우 중요한 항목입니다. 또 정해진 기간 내에 완벽한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밤샘 작업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기 때문에 직업에 대한 열정과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의지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폴리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영화를 좋아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영화를 단지 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영화 장면에 따른 음향, 사운드, 발생하는 소리 등을 정확히 듣고 이해해보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폴리아티스트들의 근무 형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영화 음향을 제작하는 스튜디오에 속해 근무하는 경우와 프리랜서 형태로 근무하는 경우입니다.


폴리아티스트는 영화 사운드의 일부분을 맡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경력을 쌓게 되면, 영화음향 감독으로 성장해 영화 전체 음향에 관해 영화감독과 조율하고 이를 책임지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혹은 독립하여 별도의 영화음향 제작 업체를 차리거나 녹음실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 진출현황

폴리아티스트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직업입니다. 반면 외국에서는 폴리아티스트 영역이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폴리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헐리우드에선 발자국 소리만 담당하는 파트만 있을 정도로 8~9명이 세분화된 일을 하지만, 우리나라는 폴리아티스트와 소리를 녹음하는 폴리레코디스트가 2인 1조를 이뤄 한 영화를 모두 작업하고 있으며,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합쳐 폴리아티스트 한 명이 한 해 동안 30~40편 정도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폴리아티스트의 임금은 거의 주연배우급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의 임금 수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폴리아티스트의 임금은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스탭들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연봉은 경력에 따라 2500만 원~3000만 원 정도입니다. 그리고 작품 별로 계약을 하고 활동하는 프리랜서가 영화 음향제작 업체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폴리아티스트보다 좀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10분당 25,000원 정도로 20분짜리 일일극의 한 달 수입은 150만 원 정도입니다.


□ 전망

폴리아티스트의 전망은 영화 산업 전망과 관계가 깊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영화산업이 얼마나 발전하느냐에 따라 전망이 좌우되죠. 영화산업의 발전으로 제작되는 영화 편수가 많아지면 폴리아티스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로선 단기간 내에 폴리아티스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폴리아티스트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알려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또한 현재 폴리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전문가가 소수이기 때문에 고용안정성은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워크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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